2009년 01월 19일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황금가지) 번역 출간

책 소개: SF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휴고 상 수상작가이자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한 작가 필립 K. 딕의 대표작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대신하고, 살아있는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게 신분의 척도가 되는 가까운 미래, 인간 사이에 몰래 숨어 인간 행세를 하는 안드로이드와 그 뒤를 쫓는 사냥꾼의 숨막히는 추격전을 다루고 있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상을 다룬 작품으로는 가장 널리 알려졌으며, 1982년 「에일리언」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대작 영화 「블레이드 러너」로 만들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후 필립 K. 딕의 소설은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임포스터」, 「페이책」, 「넥스트」 등 수많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재창조되며 전 세계 20여 개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정작 필립 K. 딕 본인은 평생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1982년 영화 시사회가 열리기 전에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말았다. 현재 그의 이름을 딴 '필립 K. 딕 상'이 세계적인 SF 문학상으로 손꼽히고 있다.
작품 속에서 인류는 핵전쟁의 후유증으로 암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때문에 감정 조절기라는 기계에 의지하여 기분을 억지로 변화시키고, 매일 떨어지는 방사능 낙진을 피해 화성으로 도망치듯 이주한다. 방사능 낙진에 오염된 인류는 '특수자'로 분류되어 아예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며, 대다수의 동물들이 멸종하였기 때문에 남에게 보여지듯 옥상에 애완동물을 과시하는 게 인간으로서 가치를 입증하는 증거가 되어 있다. 살아 있는 애완동물을 구매하기 위해 아파트 청약처럼 계약금을 걸고 매달 월급으로 채워넣는가 하면, 매일매일 시세가 변하는 애완동물의 카달로그는 일종의 재테크로 각광받는 걸로 설정되어 있다. 또한 인류는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머서'라는 종교적 기계에 의존하여 마음의 평안을 찾는 등 모든 것을 완전히 기계에 의존하고 있다. 작품에서 기계에 몸을 맡기고 머서의 환각을 즐기는 이들은 마치 텔레비전에 빠져 사는 현대인을 닮아 있어 출간 40년이 지나도 여전히 충격적인 미래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줄거리: 세계 전쟁 이후, 지구는 오염 낙진으로 생명체가 살아남기 힘든 행성이 된다. 대다수의 인간들이 이민 행성으로 떠난 후, 마지막까지 지구에 남는 걸 고집한 이들은 하루하루 방사능 피해를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대부분의 동물은 멸종되었기 때문에, 살아 있는 동물을 키우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대우를 받는 세상. 때문에 경찰서 소속 안드로이드 사냥꾼인 릭은 가짜로 만들어진 전기 양 대신 진짜 양을 사고 싶어한다. 어느 날 그의 선배이자 잘 나가는 사냥꾼 데이브가 안드로이드에 의해 중상을 입게 되고, 릭은 이 기회에 데이브의 일거리를 모두 처리해, 보상금으로 진짜 양을 살 계획을 세운다.
저자 소개: 필립 K. 딕 (Philip Kindred Dick) - 1928~1982. 미국의 유명한 SF 작가. 시카고에서 태어났으나 캘리포니아에서 살았다. 버클리 대학에서 잠시 공부하기도 했다. 1953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태양계 추첨」을 포함하여 36편의 과학소설과 112개의 단편을 발표한, 가장 많은 작품을 써낸 SF 작가 중 하나로 초현실적 분위기에 풍부한 상상력으로 유명하다. 허나 죽을 때까지 생활고에 시달려 텔레비전 수리공, 음반 판매상 등으로 일해야 했다.
대표작 중 하나인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1968)」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We Can Remember It for You, Wholesale」은 영화 '토탈리콜'의 원작이 되었다. 「The Three Stigmata of Palmer Eldritch (1965)」, 「Ubik (1969)」, 「A Scanner Darkly (1977)」 등의 작품이 있으며 「높은 성의 사나이」로 1963년 휴고상을 받았다. 1982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를 기리는 의미에서 이름을 따온 필립 K. 딕 상은 권위 있는 SF 상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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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 쩌네여 ㅈㅅㅈㅅ 여튼 PKD의 걸작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가 (드디어!) 황금가지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환상문학전집 열한 번째 작품. 환상문학전집이 왜 판타지가 아니라 SF를 출간하냐는 딴지는 걸지 말자. 그냥 판타지 + SF + 고딕 호러를 출간하는 전집이라고 생각하면 편함. 이미 번역 원고는 예전부터 완성되어서 출간 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는데 이제서야 출간이 되니 이것 참 늦게라도 내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해야할지, 왜 이렇게 늑장을 부렸냐고 따져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하지만 따져봐야 떡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요즘 같은 불경기에 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지. 게다가 앞으로 출간 예정인 작품도 산더미라고 알고 있는데. 근데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출간했음에도 작품에 오자나 오류가 있다는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주석 표기를 해놓고 정작 주석은 안 달아놨다거나 하는 종류의 오류. 단순한 실수로 보기엔 기다린 시간이 너무 긴 게 아닌가 싶네.
굳이 이 걸작 자체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 건 우리 장르문학 씹덕들을 무시하는 처사인 것 같아서 생략하기로 하고, 번역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출간되기 전부터 제목이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vs.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 둘 중 하나로 나올 거라는 것은 기정 사실이었는데, 난 전적으로 후자를 지지했다. 그런데 자꾸 황금가지에서 전자로 출간할 것처럼 떡밥을 던지더니, 결국 최종 결과물에서는 걱정했던 대로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가 되었다. 아니, I HAVE A DREAM도 아니고 꿈꾸긴 뭘 꿈꾼다는 거야. 물론 줄거리를 보면 "…때문에 경찰서 소속 안드로이드 사냥꾼인 릭은 가짜로 만들어진 전기 양 대신 진짜 양을 사고 싶어한다. 어느 날 그의 선배이자 잘 나가는 사냥꾼 데이브가 안드로이드에 의해 중상을 입게 되고, 릭은 이 기회에 데이브의 일거리를 모두 처리해, 보상금으로 진짜 양을 살 계획을 세운다." 라는 언급이 나오지만, 릭이 안드로이드가 아닌 바에야(영화에선 데커드가 레플리카인지의 여부가 논란이 되지만) 저런 제목은 그리 적합하지 않아보인다. 설사 릭이 만약 안드로이드라도 전기양을 꿈꾸고 원하는 게 과연 작품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저 번역 제목이 적합하려면 인간들이 진짜 양을 바라듯 안드로이드들은 전기 양을 바랄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의미가 되어야 하는데, 글쎄올시다. 후자가 담고 있는 '안드로이드는 꿈을 꿀까? 만약 꿈을 꾼다면 인간이 잠이 오지 않을 때 양을 떠올리듯, 안드로이드는 전기(로봇) 양을 떠올릴까?'가 훨씬 저자의 의도에 근접한 의미가 아닐런지. 미국 본토에 사는 자칭 일반인 양반 Forum Troll에게 물어봐도 후자가 더 적당한 번역 제목이라고 하고.
그나저나 출간일이 2008년 12월이라뇨? 어디서 약을 팔고 계세요? 2009년 전까지는 부스러기 구경도 못 했지 말입니다.
덧붙임: PKD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아래 글을 읽어보길.
"너무 많이 안 사나이 - <마이너리티 리포트> 원작자 필립 K. 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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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1/19 22:01 | 해외 장르문학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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